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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칼럼
제목 부자증세와 핀셋증세

2017.8.2. 기획재정부는 2017년 세법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고소득자와 대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고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나누어 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세법개정(안)을 보고 언론에서는 극소수의 고소득자와 대기업에게만 증세를 한다 하여 "부자증세" 또는 "핀셋증세"로 명명하고 있다.


"부자증세" 또는 "핀셋증세"의 내용 중 소득세는 현행 5억 원 초과에 대하여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이를 나누어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의 소득구간은 40%의 세율을, 5억 원 초과구간은 42%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것으로 그 대상은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법인세의 경우 현행 200억 원 초과분에 대하여 22%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을 200억 원 초과 2천억 원 이하는 현행대로 22%의 세율을, 2천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25%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2016년 신고기준으로 볼 때 대상기업이 129사에 불과하여 이른바 삼성전자 등 초(超) 대기업(大企業)만을 대상으로 증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자증세" 또는 "핀셋증세"가 시행될 경우 정부의 기대대로 세수가 늘어나고 경제성장에 기여할 지는 미지수다. 개정(안)대로 시행될 경우에도 세수 증대액은 3조 8천억 원 정도이고 많아야 6조 원 이하일 것이란 예상이다. 오히려 해외로 빠져 나가는 자본으로 인하여 1조 내지 2조 3천억 원이 감소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6개국은 법인소득의 크기와 관계없이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투자유치, 기업의 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하여 법인세율을 내린다는 보도다. 경제협력기구 회원국 중에서도 19개국이 세율을 내렸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꾸로 올린다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우리의 경쟁국의 조세정책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아 세율을 올리면 세수가 늘어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법인세는 형식상 법인이 법인의 소득에 대하여 납부하는 세금이다. 그리하여 세율을 올리면 처음 당장은 세수가 늘어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법인과 관련된 납품업자, 소비자, 종업원, 주주 등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주택임대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그 세금을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에게 전가되어 임대료가 오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법인세를 인상하면 제품가격이 인상되고 실질 임금이 줄어들게 되며 나아가 배당금이 감소한다. 제품가격이 인상되면 소비가 줄게 되고 임금이 줄어들게 되면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자본가에 해당되는 배당도 배당금이 감소되면 추가 투자의 여력이 없거나 소비 또한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사정과 이유 때문에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여 세율이 오를 경우 소득이 동일하거나 증대된다면 세수가 늘어나겠지만 반대로 소득이 줄면 세수는 늘어나지 않는다. 직접세인 법인세는 담세자인 법인이 부담하고 전가되지 않는 것이 일견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단순하지 않을 뿐더러 순진하지도 않다. 이는 '래퍼곡선'이 증명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래퍼교수는 세율이 높아질수록 세수가 증가하지 않고 일정 세율 즉 적정세율을 초과하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지나치게 세율이 올라가면 투자의욕이 감소되어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게 되며, 소득세의 경우에도 근로의욕 등이 감소되어 세원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세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창하고 있다. 이는 임금을 주된 소득원으로 하는 가계의 소득을 늘려 경제 전체의 수요를 촉진함으로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가계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복지지출을 늘린다고 한다. 복지지출을 늘리기 위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이 "부자증세"이고 "핀셋증세"이다. 정부가 증세 없이 재정지출을 쉽게 늘릴 수는 있다. 국채를 발행하거나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이 그것이다. 이는 결국 재정적자를 감수하여야 하고 더구나 장기적인 재정적자는 재정균형론과 배치될뿐더러 후세 세대의 부담이 되기 때문에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발생하였을 때 뉴딜정책으로 이를 극복한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뉴딜정책이 무엇인가. 후버댐의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이다.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로 일자리가 생기고 또한 대규모의 투자에 따라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계는 소득이 늘어나고 기업도 이익이 발생하며 이익과 소득의 발생은 소비와 또 다른 투자를 하게 되어 선순환으로 흐르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으로 경제를 성장시킨 것이다. 즉 정부가 일시적인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재정적자는 일시적이어야 하는 것이 재정학의 기초 이론이다.


현 정부도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창하고 복지지출을 늘리려고 하니 재정적자를 어떻게 메워야 되는지 걱정이 들기는 한 모양이다. 재원 대책 없이 복지지출을 늘린다고 해놓고 모자란 재원을 충당하려다 보니 "부자증세"나 "핀셋증세"라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어차피 복지지출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또한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인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꼼수증세가 아니라 부가세 세율의 인상이라든가 주식에 대한 과세 등의 보편적 증세에 나서야 된다. 만약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하여 꼼수를 부린다면 더더욱 비켜갈 일은 아닌 것이다.


현재 기업이 처한 환경은 매우 어렵다. 높은 임금, 정부의 과도한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그것이다. "부자증세" 또는 "핀셋증세"라는 편 가르기나 표적증세는 하지 말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편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른바 선순환의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 그래야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이 증대되고 나아가 세수도 늘어난다. 선순환의 경제정책을 펴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할 일이다. '소득주도성장론'으로는 현재의 불황을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