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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칼럼
제목 세무사법 개정

2017년 12월 8일은 세무사들에겐 56년 숙원이 이루어진 역사적이며 자긍심을 드높인 날이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를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기 때문이다.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15명, 반대 9명, 기권 23명으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1961년 세무사법 제정 당시 세무사는 세무사 시험 합격자 외에도 변호사, 회계사, 상법ㆍ재 정학ㆍ 회계학 또는 경영경제학에 의해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은 자 등에게 자격을 부여하였으나 이는 초창기 모자라는 세무사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부득이한 측면이 있었다. 그 후 세무사 수가 늘어감에 따라 자동자격제도는 점차 폐지되었다. 심지어 회계와 연관성이 있는 공인회계사의 경우에도 2011년 12월 29일 폐지되었으나 유독 변호사에게는 계속하여 자동자격이 주어졌다. 이는 변호사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국회 법사위원들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은 2003년 16대, 2009년 19대, 2016년 20대 국회에 걸쳐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는 통과되었으나 율사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법사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번번히 좌절되었다. 20대 국회에서도 작년 11월 30일 기획재정위원회의 의결이 있었음에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회선진화법에 의하여 가결된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은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법사위에 회부되어 120일 이상 계류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 상임 위원장은 국회법 제86조 제2항에 따라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안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에 의하여 세무사법 개정안을 직권으로 본 회의에 부의하여 이번에 가결된 것으로 이번 세무사법 개정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최초로 이루어진 법률이다.


세무사법 개정에 있어 그동안 법사위의 횡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작년에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법사위 제2소위에는 간신히 올라갔으나 제2소위원장인 김진태의원의 강력한 반대로 지난 2월 24일 논의된 이후 9개월간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였다. 이렇게 오랫동안 계류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직 변호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이유없이 심의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심의를 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심지어 해당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률안을 뜯어 고치는 경우가 있었다. 국회법상 법사위의 직무가 법률체계와 자구 수정임에도 월권을 저지른 것이다. 과거에 세무사법 개정안의 경우 변호사의 기득권을 위하여 자구 수정이 아닌 법안 내용까지 뜯어고쳤으니 이는 국회법을 위반하는 것이 되며 현 정부에서 부르짖는 적폐이기도 하다.


회계사와 변호사에게 세무사자격은 부여하되 명칭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세무사법이 2003년 12월 31일 개정되었다. 그러나 당초 개정안은 변호사와 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기 위한 법안이었으나 원안대로 재경위를 통과한 개정안을 법사위가 변호사의 기득권을 위해 명칭만 사용하지 못하도록 변질되었다. 이는 해당 상임위의 의결을 무시한 처사이며 해당 상임위의 존재를 부정한 것과 다름 아니다. 상임위의 동의나 양해 없이 법사위 마음대로 수정한다면 해당 상임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의결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법사위 월권에 대한 논의가 있다.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아무런 이유나 합리적 이유 없이 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안이라 하더라도 위의 2003년 통과된 세무사법과 같이 내용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법사위의 지연 심의와 내용 변질에 대하여 상원이라도 되는 것이냐는 비난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국회법 제86조가 있기는 하나 이마저도 여야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월권에 대한 제도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변호사회의 주장은 세무의 경우 법률사무이기 때문에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한다. 또한 로스쿨 제도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무사 자격이 없다 하더라도 변호사법은 세무와 관련된 법률업무의 제한이 없으므로 얼마든지 세무와 관련한 법률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로스쿨제도에 반한다고 하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세법을 선택하는 원생은 1%가 채 안된다고 한다. 세법이 법률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회계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업무 또한 복잡하여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없으면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라 하여 모든 법을 다 알 수는 없다. 또한 신이 아닌 이상 만능일 수도 없다. 사실 의료나 공학적인 것을 제외하고 법률 행위 아닌 것이 별로 없다. 법률 행위라 하여 변호사가 다 자격이 있다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변호사 업무인 것이다. 심지어 정치행위도 결국 법률행위로 귀착한다. 이는 개성공단 중지에 대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헌법과 법률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에서도 알 수 있다.

 

현대는 복잡화 다양화 분업화 시대이다. 그리하여 많은 업무가 전문화 또는 세분화 되어 있다. 의료의 경우 전문의가 있는 것처럼 일반적인 경우에도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업무가 많다. 법률 업무라 하여 다르지 않다. 전문적인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변호사가 당연히 세무사 자격이 있다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이런 논리라면 공인중개사의 경우에도 변호사에게 당연히 자격이 있는 것이고 법무사 제도도 필요없는 것이다. 변호사 주장처럼 세무사 자격이 있어 세무업무를 할 수 있다면 본인들의 세무업무는 왜 세무사에게 맡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격을 갖고 싶으면 시험을 치러 획득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전문 자격사 제도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다. 사회적 필요에 따라 탄생한 제도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직역이기주의나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궤변이나 억지를 부린다면 지나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전문지식 없이 56년 동안 기득권을 누린 것만으로도 지나친 혜택이며 특권을 누린 것이다. 또한 1인 1자격사 제도가 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 세무사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드높인 세무사법 개정에 앞장 선 세무사회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세무사 제도가 공고히 자리잡아 더욱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라는바다.